에너지효율 가전 환급사업 한 달 만에 예산 35% 소진

66만 건 신청 몰려…렌탈제품 환급 급증, 중소기업 매출 6배 성장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전체 예산의 35%가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 66만 2천 건의 신청이 접수되면서 가전업계 매출 증가는 물론 중소기업까지 수혜를 입고 있다.

산업부는 16일 오후 2시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가전·유통·렌탈 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사업 추진 현황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3일 접수를 시작한 이후 9월 12일 기준 총 882억 원, 66만 2천 건의 신청이 들어왔다.

이 사업은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11개 품목의 에너지소비효율 최고등급 제품을 구매한 국민에게 구매가의 10%를 환급하는 제도다. 1인당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으며, 총 예산은 2천671억 원 규모다.

신청 접수가 몰리면서 8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환급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407억 원, 30만 4천 건에 대한 환급이 완료됐다. 산업부는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사인력을 대폭 늘려 2주 내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처리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전업계 매출 증가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가전 대기업의 경우 지난 7월 4일부터 8월 말까지 환급 대상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김치냉장고 협력업체는 23%, 공기청정기 협력업체는 무려 584%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 처음 도입한 렌탈 제품 환급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 렌탈업체는 전년 대비 매출 92%, 판매량 137% 증가했다. 제습기의 경우 판매량이 16배나 뛰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초기 구매 부담 없이 고효율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업계도 사업 성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령층 등 정보 취약 계층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 으뜸효율 전용 데스크를 마련했다. 해당 매장에서 구매하지 않은 제품이라도 대리신청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홍보 강화에도 나섰다. 배우 류수영이 출연하는 홍보영상을 이달 말부터 각종 매체에 송출할 예정이다. 현장 방문, 기획기사, SNS 챌린지, 온라인 쇼핑몰 기획전 등 전방위적 홍보도 진행한다.

지역 홍보를 위해서는 우체국과 농협 지방 지점 내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하고 있다. 지역 케이블 TV를 통한 홍보영상 송출도 병행해 연령·지역별 편차를 줄이는 데 힘쓰고 있다.

앞으로는 국민 편의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도입될 예정이다. 카카오톡 챗봇 활용과 휴대폰 원격지원을 통해 신청 및 보완 과정을 지원한다. 신청 과정 단순화를 위해 OCR 기능이 탑재된 전용 앱도 배포할 계획이다.

환급 방식도 다양화된다. 향후 접수건에 대해서는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은 물론 네이버페이, OK캐쉬백, L포인트 등 각종 포인트로도 환급받을 수 있게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사업 시작 이후 내수 회복, 에너지 절약, 가전산업 경쟁력 강화의 1석 3조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통 여름철 이후 가전 매출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2차 소비쿠폰 발급과 결혼 시즌 등을 활용해 소비 확대가 지속되도록 업계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환급 사업은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신청 순서대로 환급을 진행한다. 대상 제품 목록과 상세한 환급 절차는 으뜸효율 홈페이지(www.으뜸효율.kr)나 고객센터(1566-4984)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동건 기자 cs@policyonai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