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호한도 1억원 시행…24년 만에 상향

금융위 부위원장, 하나은행 방문해 제도 도입 확인

2025년 9월 1일부터 국내 은행 예금보호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2001년 이후 24년 만에 이뤄진 대폭 인상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영업점을 방문해 예금보호한도 1억원 시행 첫날 준비상황을 점검했다고 금융위원회가 발표했다.

이번 방문에는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무교동 소재 소상공인 예금자 등이 참석했다. 권 부위원장과 소상공인 예금자가 직접 예금상품에 가입하면서 예금자 보호제도에 대한 은행 직원의 설명을 듣고, 통장에 표시된 예금보호한도 1억원 문구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새로 시행된 예금보호한도 1억원은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금액이다. 금융상품의 홍보물과 통장 등에는 예금자보호 안내문과 로고가 표시되며, 금융계약 체결 시 예금자에게 예금보험관계 성립 여부와 보호한도를 설명하고 확인받는 제도도 함께 도입됐다.

권 부위원장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대응을 담당한 실무 책임자로서 예금보험제도의 중요성을 직접 체감했다"며 "24년 만의 예금보호한도 상향을 누구보다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도 시행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준비해 온 은행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권 부위원장은 예금보호한도 상향으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가 얻는 이익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는 영업의 핵심인 국민의 신뢰라는 값진 자산을 얻었다"면서 "이는 금융회사가 납부하는 예금보험료라는 씨앗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이 닦아놓은 예금자 보호제도라는 토양 위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개설한 통장에 찍힌 '예금보호한도 1억원'이라는 문구에 대해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권 부위원장은 "이 문구는 국민의 안심과 믿음의 무게인 동시에 이를 토대로 금융권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책임감의 크기"라고 표현했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생산적 금융'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권 부위원장은 "금융권이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화답해 주기를 요청한다"며 "혁신기업과 미래 성장산업으로 자금이 흐를 수 있도록 금융회사가 생산적 금융의 핵심 플레이어로 역할해 달라"고 강조했다.

금융업계의 책임감과 이타심 발휘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도 제시됐다. 권 부위원장은 "정부는 금융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예금보호한도 상향 내용을 상품 설명서, 통장 등에 반영하는 등 제도 시행을 위해 노력해 준 금융회사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고객들에게 예금자 보호제도에 대해 충실히 안내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앞으로 금융업계와 소통하면서 제도 시행 상황을 관리하고,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자금이동 상황도 계속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에 따르면 은행,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 1인당 최대 1억원까지 보장한다. 이전 한도인 5000만원은 2001년 설정된 후 지금까지 유지돼 왔다.

이동건 기자 cs@policyonair.com